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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먹고 살자고 하는 일이잖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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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것이 나의 발 밑에 있어야만 한다.  

에드윈 조지 버트럼

Edwin George Bertram

 28세 · 미국 · 185cm · 79kg ·1월 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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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격

비겁한 / 치졸한 / 회피하는

“ 이게 최선이었어. 맞아! 이해해줄거지? ”

 

비난받아 마땅한 일을 했음에도 책임을 회피하고 도망가는 자. 머릿속에서 자기 혼자 합의를 끝내고 모든 것을 마무리 지어 없던 일로 만들어버린다. 그래! 내가 했던 건 실수였을 뿐이야! 이후에 행했던 행동들은 자신이 할 수밖에 없었던 최선이었다며 호소하듯 털어놓는다. 어떻게든 상대의 동정을 사려하는 그 모습이 어쩜 그리 치졸한가?

✦기타

> 그는 장녀이자 둘째인 여동생을 살해한 전적이 있다. 어찌 보면 사고였지만, 이후에 취한 그의 대처를 보면 살인이나 다름없는 행동. 그는 어쩔 수 없었던 일이었다며 회피하고 있다.

> 자신의 본래의 성격을 숨기고 버트럼 가의 상속자가 되기 위해 가문 사람들을 속인 모양. 가문 바깥에서는 가문의 시선을 신경 쓸 필요가 없으니 굳이 자신의 성격을 숨기지 않은 것 같다. 만에 하나 가문의 귀에 들어간다 하더라도 헛소문이라고 치부하면 되는 일이니.


 

▼과거사▼

 

역사 깊고 기품 있는 재벌 가문, 「버트럼(Bertram) 가」. 에드윈은 어렸을 때부터 버트럼 가 내의 골칫덩이였다. 윗사람의 말은 전혀 들으려 하지 않고 온통 자기 하고 싶은 것만 하려 하며, 집안 내의 말썽은 대부분 에드윈의 짓이었을 정도로 악동이었다. 암만 예의질서 교육을 받는다고 해도 모두 무용지물. 수업 시간이 될 때마다 커다란 저택 내에서 다 같이 숨바꼭질을 해야 했다. 그런 에드윈을 버트럼 가의 사람들은 모두 같은 눈으로 바라보았다.

 

‘저 녀석은 커서 상속자가 되기에는 글렀군.’

 

어린 에드윈은 그런 시선을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나만 즐거우면 그만! 나만 좋으면 그만! 이런 마음가짐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에드윈의 말썽은 멈출 줄을 몰랐다. 에드윈 한 명 탓에 함께 지내는 친척들에게 비난을 받는 부모님과 친동생들은 하루에 수십 번씩 미간을 짚는다.

 

에드윈이 10살이 되던 해, 여전히 에드윈의 말썽이 이어지고 있는, 딱히 변함없는 일상이 이어지던 날이었다. 에드윈의 부모님이 버트럼 가와 블러디메리의 상속자가 되었다는 점을 제외하면. 에드윈네 가족들은 무척이나 기뻐하고 축하해 주었고, 그것은 뒤늦게 방으로 돌아온 에드윈에게도 해당했다. 상속자가 된 부모님의 이야기를 듣자마자 에드윈은 자신이 어디에 있는 것인지 톡톡히 느끼기 시작했다. 나는 역사 깊은 재벌 가문 버트럼 가의 자손이며, 나의 부모님은 그 버트럼 가의 상속자, 모든 재산을 물려받을 대단한 사람이라고.

 

‘그렇다면… 나도 저렇게 될 수 있지 않을까?’

 

이 날부터 에드윈은 조금 달라진 것처럼 보였다. 가문에서 마련해 준 모든 수업 자리에 빠짐없이 참여했고, 도움이 필요해 보이는 상황에서도 조금 투덜대면서도 도와주는 모습을 보였다. 조금씩 버트럼 가가 말하는 기품 있고 예의 바른 모습을 찾아가는 듯하여 부모님은 무척이나 기뻐했다. 하지만 이것은 단순히 부모님처럼 버트럼 가의 다음 상속자가 되기 위해서. 상속자의 자리가 대단해 보였기 때문에. 그 과정에 필요한 것이 이것이기 때문에. 그저 그런 이유로 가족들의 장단에 맞춰주는 것이다. 보다 더 높은 자리에서 맛보는 자유는 더욱 달콤하겠지! 미래에 상속자가 된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며 에드윈은 듣기 싫은 예절 교육도 마다하지 않고 듣는다.

 

에드윈이 25살이 되던 해, 에드윈은 약간의 독단적인 행동을 제외하면 어엿한 상속자 후보가 되었다. 15년이나 지났으니 가문 사람들은 모두 에드윈이 완전히 바뀌었다고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실제로 에드윈이 무언가 나서서 직접 하려 한다면 “역시 에드윈이야”라는 소리가 절로 나오는 수준이었지. 15년 전의 그들을 비웃기라도 하듯 에드윈은 늘 웃고 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아직 에드윈의 앞에는 가장 큰 벽이 존재했다. 당장 그의 옆에 서 있었던 에드윈의 동생 중 둘째. 그는 에드윈과는 달리 날 때부터 재벌의 기품을 모두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성인이 된 지금은 그 누구보다 상속자에 어울리는 인물이었다. 에드윈에게 있어서는 그 어떤 벽보다도 높은 벽. 절대로 넘어서지 못할 벽 같은 그런 사람.

 

상속자가 정해지기로 한 날로부터 사흘 전 날 밤, 조급해하며 튤립 정원 울타리 근처를 배회하던 에드윈은 정말 우연히도 동생과 마주쳤다. 그리고 우연히, 한밤중에 단둘이서 예상치도 못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 그런 마음가짐으로는 버트럼 가를 이끌 수 없어, 에드. ”

 

예의범절에 박식한 인간은 진심과 거짓 행동을 구분할 수 있다나. 그는 에드윈이 순전히 본인의 욕심을 위해 상속자의 자리를 노리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모양이었다. 동생이 이야기를 이어갈 때마다 제 눈앞에 있던 벽은 너무나도 높아져서 그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가 되었다. 더 이상 넘어설 수 없는 벽. 그가 나의 목적을 알아버린 이상 상속자는 될 수 없어. 암만 그를 이런저런 말로 꼬드겨봐도 소용이 없었다. 오늘 일은 없었던 일로 하고 정정당당하게 하자며 말을 꺼내도, 에드윈의 행동은 이미 당당하지 못하지. 동생은 미안하다며 가볍게 생글 미소 짓고, 그대로 발을 돌려 저택으로 향했다. 지푸라기라도 잡겠다는 심정으로 에드윈은 동생의 옷자락을 잡고 끌어당겼다. 그게 방아쇠가 되었는지, 동생은 뒤로 끌려가면서 발을 잘못 접질려 미끄러졌다. 미끄러진 방향에는 우연찮게도 하필 뾰족하고 날카로운 울타리가 정교하게 자리 잡고 있었다.

 

알록달록한 튤립 정원은 순식간에 붉은 튤립밖에 남지 않았다.

 

에드윈은 의도치 않은 상황에 놀라 비명도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현재 상황은 상속자가 정해지기 사흘 전, 눈앞에 있었던 건 자신을 가로막던 끝이 보이지 않은 벽. 그것이 지금 자신의 눈앞에 부서져 있다. 치졸한 그는 당연한 생각을 했을 것이다. 이것도 결국은 운명이다. 내가 상속자가 될 운명이었던 것이다. 상속자가 될 수 없는 것이 자리를 넘보니 이 사달이 난 것이다. 에드윈은 순식간에 냉정을 되찾고 동생이 발을 접질린 자리에 없던 돌부리를 심었다. 산책하다가 돌부리에 걸려 중심을 잃은 동생이 울타리에 찔려 죽었다고. 지나치게 높았던 벽은 결국 그 높이를 견디지 못하고 쓰러져 부서졌다고. 덕분에 가문 사람들은 그렇게 인식했다. 이후 눈앞에 아무런 장애물도 남지 않은 에드윈은 자연스럽게 상속자가 되었다. 가문의 모두가 축하해 주었다. 죽은 동생의 몫만큼 열심히 가문을 이끌어달라는 이상한 말도 섞여있었지만, 뭐 어떤가! 에드윈은 이제부터 부와 권력이 가득한 자유를 만끽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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