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히 덤벼들지 마라."
쓰나미
후부키 유미
Fubuki Yumi/吹雪 ゆみ
35세 · 일본 · 158cm · 50kg ·7월 3일
✦성격
1. 강박
항상 자신의 정체를 들킬 것이라 생각한다. 다소 맹해보이는 성격도 여유로워보이기 위해 만든 것으로, 사실은 조금 더 초조하고 치열하다. 남의 표정, 행동, 말씨에 하나하나 의미를 부여하며 잠들기 전 그것을 곱씹고 혼자 괴로워한다. 그러면서도 거짓말을 멈출 수 없다. 이것이 후부키 유미의 강박이다. 남을 일정 거리 안으로 들이지 않으며 일부러 자신의 과거를 숨겼다. 그리고 항상 부드럽게 웃는 표정으로. 그래야만 자신의 뒷사정에 관심을 가지지 않으니까. 비밀을 들키는 첫번째 관문은 동정, 걱정이다. 자신은 이를 피해야 했다.
2. 생존본능
'살아있기' 위해 무엇이든 하며, 할 생각이다. 설령 그것이 남의 믿음을 배반하는 행동이라 해도. 실제로 자신이 '살아있는 상태'로 있기 위해 한 일들을 누군가가 알게 된다면 그를 향해 가히 '죽어 마땅한 사람'이라는 칭호를 부여할 지도 몰랐다. 하지만 개의치 않았다. 진창에 굴러도 이승이 좋았다. 후부키 유미는 살고 싶었다.
✦기타
1. 범인(凡人)?
타이세(太世)카이. 일본의 뒷세계를 주름잡는 야쿠자 집단이다. 고등학생 폭주족들이 야쿠자로 성장한 것으로 1990년대까지 관동 지방은 암묵적인 타이세카이의 활동지였다. 그리고 이 타이세카이를 이끌던 보스가 바로 야구치 시호, 유미의 어머니이다. 후부키는 아버지의 성으로, 그는 유미가 뒷세계의 사람으로 살지 않기를 원해 아이가 태어났을 때 평범한 주택가에서 조용히 살기를 청했다. 시호는 두사람이 나중에 조직의 활동에 장애물이 될까봐 탐탁치 않아했으나 담보로 유미와 아버지의 오른쪽 검지를 자른 뒤 둘을 보내준다. 어머니의 영향으로 라이딩이 취미였던 아버지 탓에 자주 자전거, 킥보드 등을 접하게 되었고 나중에는 아버지 몰래 바이크까지 손 대게 된다. 이때 유미의 나이는 14살로 자칫 위험할 뻔 했지만 재능의 탓인지 큰 사고 없이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이를 알게 된 아버지는 크게 혼을 냈지만, 유미가 소질이 있음을 깨닫고 적극 지원 해주길 원했다.
2. 도망자
하지만 유미는 옳은 길로만 나아가지 않았다. 집회를 즐기거나 담배를 피우는 등 다른 폭주족 무리와 어울리며 비행을 저질렀다. 이때쯤 타이세카이는 불법 물품 유통 등으로 돈과 세력 같은 기반을 넓히며 전국으로 떠오르던 중이었다. 자본을 노리던 조직원에게 당할 뻔한 시호는 한 번도 생각하지 않았던 후계자의 존재를 깨닫고, 자신의 핏줄인 유미가 언젠가 제 자리를 위협할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후부키 일가를 조용히 처리하라는 지시를 내린다. 유미가 집을 비운 사이 혼자 집에 있던 아버지가 사망하고, 당시 타이세카이의 존재조차 몰랐던 유미는 한순간에 쫓기는 신세가 되어 도망다니며 겨우 목숨을 연명해야 했다.
3. 친족살해
이유도 모르고 홀몸으로 험상궂은 야쿠자들에게 쫓기기 시작한 유미는 살기 위해 바이크를 탔다. 소질을 보이던 재능은 극한의 상황에 다다르자 그 빛을 발했다. 자신을 쫓는 사람들을 바퀴로 깔아뭉개고 일부러 차가 오는 쪽으로 유인해 사고를 당하게 했다. 누가 목격한 것인지 소문이 금방 퍼져 학교에서는 유미를 추종하거나, 두려워하는 학생이 많아졌다. 학교의 물을 흐린다고 생각한 선생님은 유미에게 자퇴를 권한다. 이미 평범한 삶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유미는 결국 음지로 완전히 돌아선다. 다수와 겨루기엔 작은 체구와 모자란 힘은 바이크를 통해 채웠다. 양지에서는 절대 선보일 수 없는 기술로 조직원들을 치우며 나아가다 남들이 대학을 졸업할 무렵에는 타이세카이의 보스, 야구치 시호를 밀어내고 그 자리에 오른다. 야구치 시호의 망상이 현실이 된 참이었다. 정상에 올라서야 유미는 현실을 깨닫는다. 범죄의 끝자락에 있는 집단의 우두머리. 평생 얼굴도 보지 못했던 어머니를 죽인 살인자.범죄자.
4. 캡틴
타이세카이는 이제 막 커지려는 중이었다. 이 물길을 잘라버린 것이 유미이고, 조직원들은 썩 충성스러웠다. 도망자의 신분에서 벗어난 유미는 이곳의 전대 보스와 자신이 벌인 일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되고, 큰 상심에 빠진다. 트라우마로 그토록 좋아하던 바이크를 쳐다보지도 못할 정도였다. 거대한 규모의 조직은 이미 체계화되어 해체하기 힘든 수준인 데다가 해체한 후 자신의 신변이 어떻게 될 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평범하게 살기 위해 대리인을 세우고 무작정 거리로 나왔다. 아르바이트에 도전하거나 일반 빌라를 구한 것이 그 시도였다. 하지만 캡틴이라는 지위는 쉽사리 던져지지 않았다. 부동산 직원과 눈이 맞아 결혼도 했지만 금방 헤어졌다. 당연한 일이었다. 애초에 자신에게 10대 초반 이후로 평범한 삶이란 존재하지 않았으니까.
5. 가식
일본 유일의 폭주족 기반 조직인 타이세카이를 홀몸으로 상대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이 일로 에덴의 라이더가 될 수 있었으나 범죄 집단과 엮인 탓에 진짜 꿈인 프로 레이서에서는 더 멀어졌다. 왜 무고한 내가 죽어야 하는가? 라는 물음에서 시작한 여정은 결국 나는 죽어 마땅한 사람이다.라는 결론에 다다랐다. 더이상 자신은 무고하지 않았다. 죽느니만도 못한 삶인데도 죽고 싶지는 않았다. 경찰에 알리지 않은 이유도 자수한 뒤 조직원들에게 살해당할 일이 두려웠기 때문이다. 다른 조직에 자신의 정체를 알리지 않기 위해 활동할 때는 야구치 시호의 이름을 사용했다. 이 덕분에 다행히 뒷세계에서 타이세카이의 보스가 바뀌었다는 소문은 나지 않았다. 이기적이라고 할 지도 모르지만 후부키 유미는 그런 사람이었다. 겉으로는 완전무결한 사람이고 싶으면서 자신의 잘못은 알리고 싶지 않은 사람.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그렇지 않나? 그래서 그는 일부러 별 것 아닌 사람처럼 행동했다. 이젠 코스프레로나 존재하는 우스꽝스러운 특공복을 입고, 유쾌한 미소를 지으며 나는 아무런 일도 없다는 듯이. 그렇게 하면 마치 자신이 결백한 사람이라도 되는 양 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