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하십니까?"
Here Comes A Utopia!
카리온
Carion
26세 · 영국 · 179cm · 63kg · 6월6일생
에덴의 사이비 교주
★★★★★
유명하다! 이건 카리온의 유일한 권력입니다. 말 그대로 쪽수로 밀어붙였습니다.
종교가 유명하니, 교주인 그가 자연스레 유명해지는 것도 당연한 일입니다. 어째선지 그는 이렇게까지 이름을 떨치게 될 것을 다 알고 있었다는 듯 행동합니다.
사ː이-비, 似而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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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으로는 비슷하나 본질은 완전히 다른 것. 순화어는 `가짜', `겉비슷'.
가짜 종교의 창시자. 역방향의 광대 혹은 바보. ‘누군가’를 광적으로 믿는 집단의 심장 격 인물입니다. 그 존재가 신인지 인간인지,
무엇도 아닌 것인지는 그의 신도들조차도 모릅니다. 종교의 이름도 딱히 정해져있지 않습니다. 신자들 중에 이름이 없는 것에 대해 불평하거나 자신이 믿는 것의 정체를 알려 드는 사람은 없습니다. 의심은 중죄이기 때문입니다. 소문으로는 나름 십계명 비슷한 것도 있다고 합니다...
종교는 언제부턴가 그를 중심으로 퍼져나갔습니다. 정확한 날짜는 모른다만 이 종교는 단기간에 누군가의 일상으로 스며들었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그를 믿고, 그의 신을 믿습니다. 신앙의 정도는 개인마다 다르며 간신히 빠져나온 사람의 수도 적지만 몇 있습니다.
그의 신도 중에서도, 우울증 등 정신 증세를 앓는 사람의 수가 유독 많은 것으로 판단되었습니다. 대부분의 사이비 종교가 그렇듯이요.
이럴 수가, 이젠 어엿한 사회의 일부입니다. 더 손 쓸 도리가 없어 모두가 그를 인정해주기로 했습니다. 징글징글한 놈! 가족이 피해를 입은
어떤 선량한 시민은 그를 향해 그렇게 외쳤습니다.
종아리까지 오는 새하얀 머리카락을 아래로 묶어내렸습니다. 가위로 잘게 잘린 종이다발을 쓰다듬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빛이 들지 않는 빨간 눈동자와 머리카락처럼 흰 피부가 대비되어 꽤 눈에 띄는 얼굴입니다. 흔한 미인상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전체적으로 적당히 마른 체형입니다. 화려한 군데라고는 하나도 없지만 어딘가 눈부십니다.
어떤 사람은 그 모습을 보고 사람들의 신앙을 먹고 빛을 내는 반딧불이 같다고도 말합니다.
✦성격
“이야~ 착하게 살면 복이 온다더니, 정말이군요!”
:: 뻔뻔한, 호의적, 낙천적 ::
사이비 교주로서 살아가며 얼굴을 들려면 이 정도 철판은 깔아둬야 하지 않겠습니까? 언젠가 그가 했던 말입니다. 자신을 사이비라 칭하고, 겉으로 본다면 꽤 제정신 박힌 인간마냥 행동합니다. 주제에 자신의 믿음이 어딘가 잘못되었다는 걸 알고 있는 건지, 사람들의 ‘착각’에 맞춰주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요. 자신의 언행을 싫어하거나 자신과 거리를 두는 사람이 있으면 마구 칭얼대서라도 관심받으려 합니다. 어떨 땐 누구보다 아이같습니다.
그를 처음 볼 때 느껴지는 것은 타인을 향한 온전한 호의, 호의입니다. 신뢰를 한 몸에 받는 요소는 대부분 가지고 있습니다. 우선 타인을 대하는 데 스스럼이 없습니다. 숨기는 것도 전혀 없습니다. (정확히는 없다고 느껴집니다.) 농담을 한다면 잘 받아쳐주고, 보기만 해도 마음이 평온해지는 듯한 미소를 항시 유지합니다. 하지만 직업이 직업인지라 이 모습은 가짜, 즉 전부 위선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누구에게도 들키지 않는 거짓된 선이라면 아무래도 상관없지 않을까요?
매사에 긍정적이고, 일관적이었습니다. 어떠한 사건에 잘 휘둘리지 않습니다. 애당초 사건의 중심이 되는 것을 싫어합니다. 일이 터지고 그를 보면 늘 한 걸음 뒤에 일찌감치 피해 생글생글 웃고 있습니다. 화가 많은 사람이라면 재수 없다고 느껴질 수도 있겠습니다. 사이비를 믿는 사람들은 일단 제정신일 리가 없으므로, 그런 미친 집단을 통제해야 한다면 이 정도 눈치는 기본이라고 합니다.
그도 사람이라 감정 자체는 존재합니다. 기분을 잘 조절하는 것뿐입니다. 그래서 화내거나 우는 모습은 보기 드뭅니다. 슬픔은 필요하다면 3초간 느끼기만 하면 된다, 고 그는 언젠가 말한 바 있습니다. 아무리 괴로운 일이 있다고 해도 늘 같은 모습으로, 여러분을 사랑하니까(라고 주장하지만 진짜인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는 미소짓고 좋은 이야기만을 들려줍니다. 누군가가 슬퍼보인다면 자신에게 털어놓아도 좋다고 말합니다.
정체가 베일에 싸여있는지, 아니면 보이는 게 전부인지는... … 어쨌든 명실상부한 악인이라는 것은 확실합니다. 관심 가지지 않는 게 상책이겠죠.
✦기타
L: 와인, 캐롤, 자신의 신도들.
H: 신도가 아닌 이들에게 과하게 주목받는 것, 땀 냄새.
시스젠더 남성. 부친, 모친, 그리고 동생이 한 명.
별거 중입니다. 가족들도 사이비 교주씩이나 되는 분과는 같이 살기 싫었나 봅니다.
언변이 뛰어나고, 외국어에 능합니다. 혀가 꼬이는 일은 진심으로 당황했을 때를 빼면 잘 없습니다. 이것으로 거짓말과 진심을 대강은 구분할 수 있습니다. 혹은 말을 더듬는 것조차 의도된 걸지도 모르고요.
근처에 다가가면 차분한 라벤더 향이 납니다. 목에 걸리는 것이 없는 명랑한 목소리로 말을 걸어옵니다. 누구에게나 경어를 사용하고, 자장가 불러주듯 나긋나긋한 말투입니다. 저속한 단어는 결코 입에 담지 않습니다.
자신의 신도를 끔찍히 아끼는 모습을 보이곤 합니다. 가끔 아무도 안 물어봤는데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도 합니다. 들어보세요. 어떤 분은, 제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제 연설을 손으로 받아적어 책을 엮었더군요. 어쩌면 이렇게 기특한 분이 다 있단 말입니까, 어쩌고 저쩌고… … 사실 들어줄 가치는 0에 수렴합니다. 그냥 흘려듣는 것이 상호 간에 좋습니다. 관심받으려고 하는 말이 아니라 혼잣말에 가깝기 때문입니다.
아주 쓸데없는 정보긴 하지만, 네이밍 센스가 없습니다.
사실 교주 때문이 아니더라도 그는 옛날부터 동네에서 조금 이름을 떨친 편이었습니다. 좋은 쪽으로요. 자잘한 상도 타보고 반 대표도 해보고 가끔 방송도 타보고... 꽤 깔끔한 삶을 살았다고 합니다. 그랬던 그가 갑자기 나쁜 쪽으로 유명세를 탄 건 열일곱살 이후였습니다.
뉴스에 나와선 생뚱맞은 말을 하더랍니다. 자! 다들 안심하십시오. 저는 '진짜' 신의 대리인입니다. 역청에 빠진 이들에게 현혹되지 마세요. … … (길고 긴 연설이 이어졌지만 전부가 듣지는 않았을 겁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어떤 종교를 믿는 사람들이 폭증했습니다.
✦소지품
노란색 케인, 손바닥 크기의 회중시계